저염 김치는 정말 나트륨이 적을까? 식약처 기준과 똑똑하게 먹는 법
패쓰러브온
2026.09.19 · 업데이트 2026.09.19 · 4분
마트 김치 코너에서 '저염'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배추김치를 집어 든 순간, 문득 궁금해졌다. 이거 진짜 나트륨이 적은 걸까, 아니면 그냥 마케팅 문구일까?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올해는 나트륨을 좀 줄여보자 마음먹고 몇 주 동안 라벨을 뒤집어 읽고, 직접 담가도 보면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봤다.

마트 김치 코너에서 '저염'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배추김치를 집어 든 순간, 문득 궁금해졌다. 이거 진짜 나트륨이 적은 걸까, 아니면 그냥 마케팅 문구일까?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올해는 나트륨을 좀 줄여보자 마음먹고 몇 주 동안 라벨을 뒤집어 읽고, 직접 담가도 보면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봤다.
'저염'이라는 표기, 아무 데나 붙일 수 없다
먼저 오해부터 풀자. '저염'은 감성으로 붙이는 단어가 아니라 기준이 있는 표기다. 우리나라 식품 영양표시 규정상 '저(低)' 또는 '적은'이라는 강조 표시를 하려면 식품 100g당 나트륨이 120mg 이하여야 한다. 다만 김치처럼 소금이 발효와 저장에 필수적인 식품은 이 엄격한 기준을 그대로 맞추기가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시중 저염 배추김치 상당수는 '일반 제품 대비 나트륨 25% 이상 감소' 같은 비교 표기를 쓴다. 즉 '절대적으로 나트륨이 적은 김치'가 아니라 '같은 브랜드의 기존 김치보다 덜 짠 김치'인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라벨을 볼 때 이 차이를 아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이다.
라벨에서 실제로 봐야 할 숫자
포장 앞면의 '저염'보다 중요한 건 뒷면의 영양성분표다. 내가 습관처럼 확인하는 건 두 가지다.
1. 100g당 나트륨(mg): 제품끼리 비교할 때는 '1회 제공량'이 아니라 100g 기준으로 봐야 공정하다. 회사마다 제공량을 다르게 잡아서 착시가 생긴다.
2. 나트륨 %영양성분기준치: 하루 기준(2,000mg) 대비 몇 %인지 보면 내가 하루에 얼마나 먹는지 감이 온다.
실제로 여러 제품을 비교해보니, 저염 배추김치라도 100g당 나트륨 함량이 500mg을 훌쩍 넘는 경우가 흔했다. 그래도 일반 김치가 보통 600~700mg대인 걸 감안하면 분명 덜 짠 건 맞다. 중요한 건 '저염=마음껏 먹어도 됨'이 절대 아니라는 점이다.
직접 담가보니 알게 된 것
올해 김장 예행연습 삼아 소금을 평소보다 줄여 배추김치와 파김치를 담가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금을 무작정 줄이면 김치가 물러지고 쉽게 군내가 난다. 소금은 간을 맞추는 역할뿐 아니라 잡균을 억제하고 아삭함을 잡아주는 방부·조직 역할을 한다. 그래서 저염으로 갈 때는 소금을 빼는 대신 '짠맛을 대신할 감칠맛'을 채우는 게 핵심이었다.
내가 효과를 본 방법은 이렇다. 배추 절임 시간을 조금 더 길게 잡되 소금 농도를 낮추고, 양념에 다시마·표고 육수와 사과·배 같은 과일 갈아 넣기로 단맛과 감칠맛을 보강했다. 파김치는 특히 액젓이 나트륨의 주범이라, 액젓을 줄이고 대신 볶은 통깨와 매실청으로 풍미를 살렸다. 확실히 덜 짜면서도 밍밍하지 않았다.
저염의 핵심은 '소금을 뺀다'가 아니라 '짠맛에 기대던 부분을 다른 맛으로 채운다'였다.
저염 김치, 똑똑하게 먹는 법
저염 김치를 산다고 나트륨이 저절로 줄지 않는다. 먹는 방식이 절반이다. 몇 주 실천해보고 효과가 좋았던 방법을 정리했다.
• 국물째 먹지 않기: 김치 국물에 나트륨이 특히 몰려 있어서,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은 덜어낸다.
• 먹기 직전 찬물에 살짝 헹구기: 너무 짠 김치는 한 번 헹구면 짠맛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아삭함도 유지된다.
• 칼륨 많은 채소와 함께: 두부, 나물, 채소쌈과 같이 먹으면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된다.
• 한 끼 양 정해두기: 아무리 저염이어도 많이 먹으면 의미가 없다. 나는 한 끼 김치 양을 대략 손바닥 절반 정도로 정해뒀다.
• 찌개·볶음보다 생김치로: 익혀 먹으면 다른 양념과 국물까지 더해져 총 나트륨이 늘어나기 쉽다.

결국 중요한 건 '총량'
몇 주간 라벨 읽고 직접 담그며 내린 결론은 단순하다. 저염 김치는 분명 의미가 있지만, 마법은 아니라는 것. 표기만 믿고 양을 늘리면 오히려 나트륨 섭취가 늘 수도 있다. 하루 전체 식단에서 국·찌개·젓갈까지 합친 나트륨 총량을 관리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진짜 효과가 난다.
올해 김장은 소금은 조금 줄이고 감칠맛은 채우는 방향으로 담글 생각이다. 저염이라는 단어에 휘둘리기보다, 뒷면 숫자를 읽고 내 몸에 맞는 양을 아는 것. 그게 김장철에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습관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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